전기차 포비아!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을 검토하고 규제 강화 필요

기고 한국화재감식연구소장 김효범

문영훈 승인 2024.11.13 18:18 의견 0

최근 인천 청라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건은 전기차의 안전성과 관련된 여러 문제를 재조명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2024년 8월 1일에 발생했으며, 주차된 전기차에서 불이 시작되어 아파트 건물로 확산되었다. 초기 화재는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며, 불길은 빠르게 수도관을 타고 주변 차량과 아파트로 번져 피해를 키웠다.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에서 화재발생 후 급격히 확대


화재가 확대되자, 소방당국은 즉시 현장에 출동하여 진화 작업에 나섰지만, 불길이 강해지고 연기가 심하게 발생하여 즉각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아파트 주민들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혼잡함과 불안감이 커졌고, 일부 주민들은 연기에 노출되어 건강에 위협을 받기도 했다. 이 사건은 전기차가 화재에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전기차의 핵심 기술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지만, 열폭주 현상 등으로 인해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파라시스 배터리와 같은 고성능 배터리는 관리와 안전 점검이 소홀할 경우 화재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전기차가 일반 차량과는 다른 특수한 안전 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파라시스 배터리(벤츠 EQE 350+ 동일모델)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전기차 화재 대책은 전기차의 안전성을 높이고 소방시설을 강화하여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 대책에는 몇 가지 문제점과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첫째, 대책의 구체성과 실효성 부족이다. 정부의 대책은 전기차에 대한 안전 기준 강화와 소방시설 강화 등을 포함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나 시행 일정이 모호하다. 소방시설 기준이 강화되더라도 이를 실제로 소화성능이 있는지,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일반 건축물에 맞춰진 소방시설을 전기차 화재에 맞게 소방시설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둘째, 배터리 기술의 발전에 대한 고려 부족이다. 현재 시장에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지만, 화재의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정부의 대책에서는 기존 배터리 기술에 대한 규제와 안전 기준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과 설계 개선과 같은 혁신적인 접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지속 가능한 전기차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관련분야의 기술적 발전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셋째, 소비자와의 소통 부족이다. 전기차 화재 대책이 발표되었지만, 소비자들이 이에 대한 정보와 이해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소비자 교육 및 정보 제공이 미흡하면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와 관련 기관은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대책의 필요성과 내용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전기차의 보급 확대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 전기차의 보급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안전 관리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이 화재 예방과 안전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전기차 보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나 안전, 소방시설 확대와 같은 종합적인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기차의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번 화재 사건은 전기차에 대한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소비자와 제조사 간의 신뢰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또한, 전기차의 보급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안전 기준과 법규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된다. 정부와 관련 기관은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 검토 및 규제를 강화하여, 이러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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