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알루미늄 복합패널, 부산오피스텔 화재확산의 원인으로 지목

가연성 접착제가 화재 불쏘시개 역할 - 기고 :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김효범

안전뉴스 승인 2023.01.11 21:00 | 최종 수정 2023.01.11 21:38 의견 0
부산 부전동 오피스텔 화재현장


지난 9일 부산 부전동 오피스텔에서 발생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알루미늄 복합패널이 화재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화재안전 기준은 꾸준하게 강화되고 있지만 본 건물의 불연재 기준이 적용되기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화재에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차 감식 결과를 보면 1층 외부에서 시작한 불이 건물 외장재인 알루미늄 복합패널로 옮아붙으면서 순식간에 24층까지 확산한 것으로 추정했다다. 알루미늄 복합패널의 폴리에틸렌 가연성 접착제로 마감하면서 이번 화재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알루미늄 복합패널은 양면의 알루미늄판 사이에 심재(PE 등)로 채워져 있는 샌드위치 구조로, 심재가 접착재 양면의 알루미늄판을 붙여주는 접착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심재가 폴리에틸렌 등 가연성 사용된 경우 화재시 연소확대 경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복합패널은 건축 내외장재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가볍고 시공이 편리해 적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알루미늄 PCM을 적용해 다양한 색상을 입힐 수 있으며 건물 외부에 조형물 등을 설치하기도 편해 외관이 중요한 주상복합이나 오피스 건물에 주로 쓰인다. 그리고 단열과 흡음에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부산 우신골드스위트 건물 화재 이후 2012년 30층 이상 건물에 사용하는 외장재는 불연재 사용이 의무화됐으며 2015년에는 ‘6층 이상, 높이 22m 이상 건축물’로 기준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번 부산 부전동 오피스텐 건물은 이런 규정을 적용받지 않으면서 화재에 취약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내장재를 무기질(글라스울)로 시공하여 주차빌딩내의 수백대 차량에 연소와 오피스텔 내부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최근 고층건물에서 화재로 인한 피해가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정부기관에서는 화재안전 대책을 발표하고 건축 및 소방법률을 강화하고 있다. 2020년부터 건축자재 화재안전 기준을 강화하면서 샌드위치패널의 경우 모든 규모의 공장과 창고에 준불연 샌드위치패널 적용이 의무화됐으며 내부 단열재도 난연 성능을 확보해야 한다. 또 샌드위치패널 심재는 무기질(글라스울, 미네랄울 등)로 전환하는 등 점차 화재안전 기준이 강화되고 있다.

그리고 샌드위치패널 업체에서도 불연 및 난연 성능을 확보한 제품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패널 업계에서는 내화구조 인증을 획득하기 위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으며 컬러강판 업체들도 불연 컬러강판을 출시하며 화재 확산 방지에 매진하고 있다.

다만 이번롸재와 같이 제도 강화 시기 이전에 지어진 건물, 창고 등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러한 건물에 대한 보완·재시공 조치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실제 적용이 쉽지 않은 만큼 불연 소재로 보완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2010년 부산 우신골드스위트 건물 화재, 2020년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이번 부신오피스텔 화재로 고층건물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번 사례에서 보았듯이 내가 거주하는 건물의 패널이 가연성 복합패널인지 확인이 필요하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스스로 방안을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김효범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신속대응팀장(화재조사관, 화재감식평가기사, 미국화재폭발조사관, 화재조사전문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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