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5일, 충남 천안시 풍세면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소방 당국의 사투 끝에 9시간 30여 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오전 6시 8분께 최초 신고가 접수된 후 소방 대응 2단계까지 발령되었던 이번 화재는,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물류센터의 구조적 취약성과 내부 고가 의류 재고의 특수성으로 인해 진화에 상당한 난항을 겪었으며 건물은 절반이상이 붕괴된 사실상 전소상태로 막대한 재산 피해가 예상된다.

충남 천안시 풍세면 이랜드패션 물류센터 붕괴된 장면(사진=한국안전뉴스)


특수 가연물과 대공간 구조, 진화 난항의 주범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 진압이 장시간 소요된 주요 원인은 물류센터의 구조와 보관 물품의 성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물류센터는 화재 발생 시 연소 속도를 가속화하는 단일 대공간 구조가 특징이다. 특히, 내부에 가득 차 있던 섬유질의 의류 제품들은 연소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연소 시 다량의 유독 가스와 검은 연기(농연)를 배출하여 소방관들의 내부 진입을 통한 발화 지점 접근을 극도로 어렵게 했다.

이로 인해 천안시는 15일 오전 7시 20분부터 인근 시민들에게 연기 발생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안전 문자를 발송했으며, 오후에는 화재 분진으로 인한 농작물과 가축 피해 예방을 당부하는 등 2차 환경 피해 방지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화재진압상황 타임라인 분석


김태흠 지사, '소방관 안전' 최우선 지침 내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15일 오후 화재 현장을 찾아 충남 긴급구조통제단을 격려하고 현장 상황을 보고 받았다. 김 지사는 인명피해가 없는 것을 천만다행으로 여기면서도, 건물 붕괴 등 위험 요소가 상존하는 현장에서 소방관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을 당부했다. "내부에 고립 인원이 없는 만큼 신중히 판단하고 작전을 펼쳐 진화 과정에서 소방관 등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지침은 대형 화재 진압 시 발생하는 소방관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전문적인 지휘 판단으로 평가된다.

또한, 강종범 동남소방서장은 초기 대응 브리핑에서 불길이 인근 공장이나 산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차단 작전'에 집중하고 있음을 밝혀, 화재가 광역 재난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맞췄음을 시사했다.


발화 지점 상층부(4층) 추정... 원인 규명 장기화 예상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재(16일 오전)까지 잔불 정리 작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화재의 정확한 원인에 대한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최초 화재는 15일 오전 6시 10분경 물류센터 상층부(지상 4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소방 당국은 잔불 정리가 완료되는 대로 16일 중 합동 감식반을 투입해 전기적 요인, 부주의, 기계적 요인 등을 중심으로 정밀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물류센터의 대형화와 더불어 이번 화재처럼 특정 가연물이 집중 보관된 시설의 경우, 진화의 어려움과 더불어 막대한 재산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화재 안전 시스템 및 법적 기준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화재감시 시스템 및 초기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 시설 전반에 걸친 전문적인 안전 점검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