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5일 새벽,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에 위치한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7시간 넘게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막대한 물류 재고가 전소될 위기에 처하면서 이랜드 계열 패션 브랜드의 수급 및 배송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천안 이랜드 물류센터 화재 대응 2단계 7시간째 진화 난항
새벽 6시 불길 시작, 대응 2단계 격상
화재는 15일 오전 6시 8분께 물류센터 상층부인 4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물류센터 경비원이 화재경보음을 듣고 신고했으며, 신고 접수 7분 만인 오전 6시 15분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착수했다.
그러나 불길이 건물 내부에 적재된 의류, 신발 등 가연성 물품을 태우며 급속도로 확산되자, 소방당국은 오전 7시 1분부로 광역 단위의 소방력을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수위를 높였다. 충남뿐 아니라 경기 남부, 충북, 대전 등 인근 지역의 소방차 등 장비 120여 대와 소방 인력 300여 명, 소방 헬기 8대까지 투입되어 현장 대응에 나섰다.
의류 1100만 장 적재…진화에 '최대 난관'
이번에 불이 난 이랜드패션 물류센터는 2014년에 준공된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19만3210㎡ 규모의 초대형 물류 시설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물류 허브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이곳에는 스파오(SPAO), 뉴발란스 등 이랜드 계열 패션 브랜드의 의류, 신발 등 총 1,100만 장에 달하는 대규모 재고 물량이 보관되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내부에 가연성 물품이 워낙 많았던 탓에 불길은 잡히지 않고 오히려 확산하는 양상이다. 4층에서 시작된 불은 적재물을 타고 내려와 이미 1층까지 확산했으며, 소방 관계자는 "1, 2층은 사실상 전소된 상태"이며 "내부 진입이 불가능해 건물 외부를 중심으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물 외벽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에 샌드위치 패널이 사용되었는데, 거센 불길과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샌드위치 패널과 내부 구조물이 휘어지거나 떨어져 나가는 등 건물 붕괴 위험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화재 발생 7시간이 지난 1시경에도 시커먼 연기가 수㎞ 떨어진 도심에서도 선명하게 관측될 정도로 화세는 여전히 강하다.
천안 이랜드 물류센터 4층에서 시작된 불은 적재물을 타고 확산
인명 피해는 없어…물류 마비는 불가피
천만다행으로 이번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당시 건물에는 경비원 2명과 상황관리 담당자 1명이 근무 중이었으나, 이들 3명은 화재경보음을 듣고 모두 안전하게 대피했다.
그러나 이번 물류센터 화재로 인해 이랜드 패션 사업 전반에 걸친 물류 마비는 불가피해졌다. 물류센터는 스파오 등 주요 SPA 브랜드의 온라인 주문 물량을 전담하는 핵심 시설이었기 때문이다. 이랜드 측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물류센터 화재로 인해 일부 상품의 배송이 지연되거나 주문 취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고객들에게 긴급 공지했다.
천안시는 인근 주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통해 다량의 연기 흡입에 주의하고 사고 지점에서 멀리 이동하거나 차량을 우회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당부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가 완전히 진압되는 대로 합동 감식반을 꾸려 정확한 발화 지점 및 화재 원인 규명에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