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 대형 물류센터에서 발생했던 화재가 34시간여 만에 완전히 꺼졌다.
5월 14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천시 부발읍 소재 대형 물류센터의 진화작업이 전날 오전 10시 29분쯤 불이 난 지 34시간 40여분 만인 오후 9시 11분에 완료됐다.
이번 화재로 불길이 시작된 물류센터의 3층 및 해당 층 내부에 있던 적재물이 불에 탔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로 된 지상 3층~지하 1층의 연면적 8만여㎡ 규모의 건물이다.
이천시 부발읍 물류센터 화재사진(3층 집중소실)
5월15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인해 최초 발화 지점인 해당 물류센터 건물 3층 및 내부에 적재돼 있던 면도기와 선풍기 등 생활용품 등이 전소했다.
소방 당국은 전소한 3층을 중심으로 피해 규모를 추산할 경우 약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는 본격적인 화재 조사에 착수하기에 앞서 낸 추정치이기 때문에 실제 피해 규모는 추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3층 외 다른 층에도 화재로 인한 잿가루와 그을음으로 인한 피해가 있다"며 "진압 과정에서 사용된 소방 용수도 다량 들어간 상태여서 향후 전체적인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로 된 지상 3층~지하 1층의 연면적 8만여㎡ 규모의 건물로 3층 외 지하 1층 및 지상 1∼2층으로는 불이 번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에 있던 178명이 모두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화재 발생 당시 소방 당국은 “물류센터 3층의 적재물품이 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어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진화에 나섰으며 화재 발생 6시간 만인 전날 오후 4시 4분 큰 불길을 잡고 잔불 정리 작업을 이어왔다.
화재 신고자들이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소방당국이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입니다.
물류센터에는 다량의 물품과 리튬배터리 등 가연성 물품이 보관돼 있어 불을 완전히 끄는 데에 시간이 소요됐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이곳에는 지하 1층에 냉동식품, 지상 1~2층에 화장지 등 제지류, 지상 3층에 면도기와 선풍기 등 생활용품이 각각 적재돼 있었다. 3층에는 선풍기용 리튬이온배터리도 다량 보관중이었다.
이천시 부발읍 물류센터 화재사진(3층 집중소실)
최초 신고자는 화재 당시 3층에 머물러 있었다. 3층 근무자들은 4단 랙에 있던 무선 선풍기 새 제품에서 불꽃과 함께 연기가 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풍기 주변에 별다른 인화물질이 없었던 데다, 전열기 등 사용 흔적도 없던 점에서 배터리 폭발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를 해봐야 안다"며 "3층에서 발화한 것은 맞지만 현재로서는 배터리 폭발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선 선풍기 폭발사고의 원인은 내장된 리튬배터리다. 리튬배터리는 알카리성 금속으로 화학 반응성이 커 배터리를 과충전할 경우 배터리가 팽창할 확률이 높다. 또 팽창에서 그치지 않고 폭발할 경우 주변 사람들을 부상케 하거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무선 선풍기 뿐만 아니라 무선 청소기 등 리튬배터리를 내장한 가전제품에서 화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안전 사각지대에 대한 화재예방 및 제도적 대책이 시급히 필요하다.
폭발한 무선 선풍기 / 사진=에프엠코리아 캡처
해당 물류센터는 지난해 8월에도 한 차례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출동했으나 센터 관계자들이 자체 진화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현장 점검을 진행했으며, 이들 기관은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의 붕괴 우려를 판단하기 위한 안전진단 등이 선행된 뒤 내주 중 합동 감식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향후 합동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를 파악할 방침이다.
기고 김효범 : 한국화재감식연구소장, 한국화재폭발조사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