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과 극도로 건조한 날씨로 인해 쉽게 진압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수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고, 최소 16명이 숨진 가운데 현지 소방관들은 불길을 잡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화재의 규모, 위치와 피해 상황을 등을 지도와 사진으로 살펴봤다.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는 LA 역사상 피해가 가장 막심하다. 현재까지 2만3000에이커가 넘는 토지를 휩쓸었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의 지도와 비교해보면 피해 면적이 얼마나 광범위한지 느낄 수 있다. 뉴욕 맨해튼에서 퀸즈까지, 런던 클래팜 타운과 그리니치를 덮을 수 있을 정도다.
LA 화재 발생 위치는?
사진 설명,1월 12일 기준 리디아 산불과 선셋 산불은 대부분 진화됐다.
현재 LA 지역에서 진행 중인 산불은 총 3개다.
1. 팰리세이즈 산불: 가장 규모가 큰 화재로, 산타모니카와 말리부 사이를 뒤덮었다. 피해 면적: 2만3707에이커
2. 이튼 산불: 2번째로 규모가 큰 화재로, 패서디나 북부 지역을 휩쓸었다. 피해 면적: 1만4117에이커
3. 허스트 산불: LA 북동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LA 당국에 따르면 89% 진압되었다고 한다. 피해 면적: 799 에이커
진압된 화재 6건은 다음과 같다:
1. 케네스 산불: 팰리세이즈 바로 북부에 자리하 웨스트 힐스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지난 9일 이후 1052에이커를 태운 후 지난 12일 오후에 진화
2. 리디아 산불: LA 북부 언덕 지역에서 보고된 산불. 피해 면적: 395 에이커
3. 아처 산불: 지난 10일에 시작된 소규모 화재. 피해 면적: 19에이커
4. 우들리 산불: 지역 공원에서 보고된 소규모 화재. 피해 면적: 30 에이커
5. 올리바스 산불: LA에서 동쪽으로 약 80km 떨어진 벤투라 카운티에서 처음 보고된 소규모 화재. 피해 면적: 11 에이커
6. 선셋 산불: 할리우드 간판 등 여러 유명 랜드마크 근처의 유서 깊은 할리우드 힐스 지역에서 신고된 화재. 피해 면적: 43 에이커
건물 수천 채를 집어삼킨 대형 산불
당국은 팰리세이즈와 이튼 산불로 각각 건물 약 5000채씩 총 1만 채 이상이 소실되었다고 밝혔다.
아래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두 불길은 주로 사람이 살지 않은 지역을 휩쓸고 있으나, 점차 주민 밀집 지역으로도 번지고 있으며, 향후 불길 확산 상황에 따라 더 많은 건물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팰리세이즈 산불로 소실된 주택 중에는 말리부 해안가 언덕을 따라 늘어선 고가의 주택들도 포함되어 있다.
산불로 파괴된 태평양 고속도로 주변 말리부 소재 주택
산불피해는 아래 이미지를 통해 해당 지역의 예전과 현재 모습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아래 위성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팰리세이즈와 이튼 산불은 우주에서도 보일 정도다.
지난해 10월 이후 지금껏 LA 시내 강우량이 0.4cm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건조한 날씨와 '산타아나 바람'으로 알려진 연안의 강풍이 맞물리며 산불이 발생하기 아주 좋은 조건이 형성되었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산타아나 바람은 캘리포니아 남부 산맥을 통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분다.
내륙의 사막 지역을 가로질러 부는 이 바람으로 인해 습도가 떨어지고 초목이 건조해진다. 이에 화재가 발생하면 불씨가 바람을 타고 몸집을 불리며 몇 분 만에 지옥같은 풍경이 펼쳐질 수 있다.
팰리세이즈 산불 확산 경과
시간대별 산불 확산 모습을 표시한 아래 지도만 봐도 이번 팰리세이즈 화재가 불과 몇 시간 만에 얼마나 빠르게 확산했는지 느낄 수 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7일 오후 2시 직후만 해도 772에이커에 달했던 산불은 4시간 만에 약 3배 규모로 커졌다.
현재 2만에이커가 넘는 지역을 뒤덮었으며, 소방관 1400여 명이 불길을 잡고자 안간힘을 쓰는 동안 주민 수천 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한편 이튼 화재도 지난 7일 기준 약 1000에이커에서 약 1만3000에이커 이상으로 급격히 번지며 수천 명이 대피해야만 했다.
아래 전, 후 사진에서 알 수 있듯, 사진작가들은 이번 화재의 가슴 아픈 피해 상황을 카메라에 담았다.
LA 패서디나 소재 유대교 회당도 이튼 화재로 소실되었다. 해당 회당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곳은 1941년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신도 400여 가구가 찾던 곳이었다.
현지 당국이 불길을 잡고자 여전히 노력 중인 가운데 이번 화재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피해액을 기록할 전망이다. 피해 규모를 여전히 파악 중이나, 이미 1350억 달러(약 198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캘리포니아 남부의 화재 기상 전망이 '매우 심각'에서 '심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소방 당국에게 희미하나마 한 줄기 희망이 있다.
그러나 BBC의 사라 키스-루카스 기상 예보관은 적어도 다음 주 안에는 이 지역에 비가 오리라 예상되지 않는다면서, 화재 발생 조건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