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 출신 국회의원 비율 15.3%, 영국·프랑스·일본보다 높아

- 후보자 공천과정 등에서 ‘대표의 다양성’확보를 위한 노력 필요

문영훈 승인 2024.02.01 08:30 의견 0
국회 자료제공

국회입법조사처(처장 박상철)는 2024년 1월 31일(수), 「국회와 주요국 의원의 직업적 배경 비교: 법조계 출신 의원을 중심으로」를 다룬 『이슈와 논점』을 발간했다.

본 보고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주요국 의회(하원)에서 법조인 출신 의원비율 현황을 비교하고, 법조인 출신 의원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배경을 살펴보았다.

국회에서 대표되는 다양한 전문직군 중에서 법조인 출신 항상 높은 비율을 차지해 왔는데, 제21대 국회에서 15.3%, 제20대 국회에서 16.3%였다.

제21대 국회의 경우 의원의 전직(前職)을 범주별로 보면 정당활동가나 의원보좌진 등을 포괄하는 ‘정당인’이 21.3%로 가장 높은 비율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법조계 출신 15.3%, 공무원 등 관계 출신 14.3%, 지방의원 및 단체장 등 지방선출직 출신 13%, 사회단체 출신 12.3%, 언론계 출신 8.7%였다.

법조계 출신 의원이 높은 비율을 차지해 온 것은 법률전문가로서 교육과정이나 실무경험이 의원에게 요구되는 입법 전문성과 직결될 것이라는 정당과 유권자의 기대를 반영하였다.

또한 법조인의 경우 출마에 따른 기회비용이 다른 직업에 비해 작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주요국 의회에서도 공통적으로 법조인 출신 의원이 높은 비율인 것은 아니다.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직업 배경 중 가장 높은 비율(복수의 경력을 인정한 수치)은 지역·주·연방 단위의 공무원 또는 선출직 경력(80%), 변호사 출신(30%)은 재계 출신(31%)보다 낮은 비율임. 판사·검사출신 하원의원은 9.4%를 차지했다.

영국 하원의 경우에도 가장 많은 44.5%의 의원이 지방의원 및 선출직 출신이며, 변호사 출신은 7.2%이다.

프랑스 하원의 경우 하원의원의 21.2%가 기업임원 출신이며, CEO 출신(6.2%)까지 더하면 재계 출신 의원비율은 더 높아짐. 반면 변호사 출신 의원비율은 교육계 출신 하원의원(9.5%)보다 낮은 4.8%에 불과하다.

독일 하원의 경우 변호사 출신 의원비율은 22.8%이다.

일본 중의원의 경우 지방선출직(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 출신 의원이 33.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반면, 변호사 출신 의원은 가장 낮은 3%에 불과핟.

법조인 출신 의원비율은 각국의 후보자 공천 및 충원시스템이나 법조인의 상대적인 사회경제적 위상 등에 따라서 상이할 것이다.

미국·영국·일본 의회에서 공통적으로 지방 선출직 의원 및 단체장 출신 의원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은 점차 ‘정치의 영역’이 전문직화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당과 유권자의 일반적 기대와 달리 법조인 출신 의원의 입법활동에 대한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법안발의나 입법성공율 등에서 비법조인 출신 의원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대정당의 법조인 충원이 주로 더불어민주당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민의 힘은 검찰로 이원화되면서 법조인 출신 의원이 국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기보다는 정치의 이념적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또한 법조인 출신이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의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법제사법위원회가 국민의 이익이 아닌 변호사의 이익을 수호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회가 시민사회의 다양한 직업집단 구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특정 직업집단이 과대대표되는 것은 대표의 다양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음. 따라서 각 정당의 후보자 공천과정에서부터 대표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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