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화재 취약한 방음터널 소재로 시공, 순식간에 830m 불바다

기고 : 김효범
열가소성플라스틱 소재로서 열에 취약하고 화재시 녹아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특성이 있어...

문영훈 승인 2022.12.30 09:53 | 최종 수정 2022.12.30 10:43 의견 0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장면


29일 화재로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로 5명이 사망하고 38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를 당했다.

터널 내부는 화재로 인해 모두 연소되고 골격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방음터널 내부 벽면은 불이 시작된 성남 방향은 물론 양방향 모두 앙상한 뼈대만 남아 았고 화재피해 거리는 830m나 된다. 터널 안 곳곳에는 미처 대피하지 못한 차량 40여대가 불에 탄채로 널브러져 있었다. 화재당시 터널내부에는 뿌연 연기가 가득 들어차 있어 소방대원이 접근하기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복구비는 56억원으로 추정하고 복구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방음터널은 철제 H빔으로 만들어진 구조체를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PC)를 사용하지만 본 터널은 비교적 저렴한 폴리메타크릴산 메틸(PMMA)로 만들어졌다. 불이 난 방음터널의 경우 PMMA 소재로, 폴리카보네이트(PC) 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화점과 용융점이 낮아 화재 위험성이 더 높아서 방음터널 외장재로 부적합한 소재이다.​

이들 소재는 열가소성플라스틱 소재로서 열에 취약하고 화재시 160도에 녹아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방음터널 소재로는 부적합하다고 소방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그리고 열가소성 플라스틱류 소재의 표면에 불이 붙으면 목재의 다섯배가 넘는 열을 내뿜어 불이 더 빨리 번지게 된다. PMMA 플라스틱은 염화수소, 시안화수소, 일산화탄소 등 유독가스를 내뿜기 때문에 화재 자체보다 질식 등의 인명피해 위험이 커진다. 이번 사고 역시 사망자뿐 아니라 중상자, 경상자 대부분이 연기 흡입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유독가스도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인명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

또 열가소성 플라스틱류인 PMMA(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 재질 외에 알루미늄 틀에 강화유리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시공한 부분이 인재(人災)였는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

​방음터널이 4면이 밀폐된 터널 구조임에도 일반 터널로 분류되지 않아 소방대상물에서 안전관리가 되지 않았다는 것도 큰 문제점이다. 소방법상 방음터널은 일반 터널로 분류하지 않아 옥내 소화전 등 소방 설비를 갖추지 않아도 된다. 국토안전관리원 기준으로도 터널에 해당하지 않아 시설물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 대상에서도 제외되었다.

이러한 법률상의 문제점에 대하여 정부는 정밀분석하여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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